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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ly/감상문

[책] 아무튼, 여름

by jino22 2024. 9. 28.

 

 

좋아하는 게 하나 생기면 세계는 그 하나보다 더 넓어진다. 
그저 덜 휘청거리며 살면 다행이라고 위로하면서 지내다 불현듯 어떤 것에 마음이 가면, 그때부터 일상에 밀도가 생긴다. 
납작했던 하루가 포동포동 말랑말랑 입체감을 띤다. 
-p32

어디선가 희미하게 다가오는 여름 향기를 느끼며 편의점 가는 길은 그해 첫 여름 산책이다. 
그날의 모든 일정을 마치고 집으로 가는 길 중간에 편의점으로 휘익 방향을 트는 일 역시, 상상만으로도 얼굴에 미소가 번지는 그해 첫 여름 나들이다. 
여름이 좋은 이유 중 하나는 그 발걸음이 좋아서다. 그 발검음 끝에 시원한 맥주가 있어서다. 
-p36 

사실 나는 싫어하는 것도, 좋아하는 것도 별로 없다.
그래서 평소 무언가에 대해 ‘좋아 죽겠다’고 표현하는 사람들을 보면 마냥 신기하고, 시간과 공을 들여 무언가를 덕질하는 이들이 대단해 보인다.
내가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들에게서도 곧잘 단점을 발견한다. 그러다가도 그 단점을 다 가리고도 남을 만한 매력과 고마움을 깨닫고 반성한다.
얼핏 평정심을 유지하고 사는 인간인 것 같지만 그럴 리 있나, 온 맘 다해 무언가를 좋아하거나 싫어하는 일을 두려워할 뿐이다. 마음을 쏟은 만큼 마음을 다친다고 억지로 믿고 사는 것이다. 
-p167​​


아무튼, 여름 - 김신회

 

https://youtu.be/uTxtBbO8Psw

 

 

여름조아인간의 마음을 고대로 담아 놓은 책

수필은 잘 안 읽는데 여름이 좋아서 첫 장을 읽자마자 최애책이 되었다
[이름이 맘에 든다는 이유만으로-가을방학] 노래 가사중에

‘같은 계절을 좋아한단 것만으로 이렇게 누군갈 좋아하게 되는 내가 이상한 걸까요’ 라는 가사가 있는데 
누군가와 진짜 별 거 아닌 작은 것에서 공통점을 찾게 되면, 취미나 음식같은 보통의 공통점보다 오히려 기분 좋은 무언가가 있다

현실에서 사계절 중 여름이 가장 좋다고 하면 돌아오는 건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과 멸시..응..
하지만 그 미지근한 바람이 시작되면 왠지 모르게 설레고, 
그 바람이 끝나고 출근길에 차가운 바람이 시작되면 서운한걸요

그리고 마지막 글은 예전에 취준때 블로그에 나도 비슷한 내용의 글을 썼던 기억이 있다
나는 그렇게 좋아하는 것도, 그렇게 싫어하는 것도 없는 잔잔한 사람인데
그래서 뭔가를 열렬히 좋아하는 사람들이 신기하고 부럽다고

무채색인 나도 좋지만 가끔 찐한 색을 가져보고 싶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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