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ily35 [책] 아무튼, 여름 좋아하는 게 하나 생기면 세계는 그 하나보다 더 넓어진다. 그저 덜 휘청거리며 살면 다행이라고 위로하면서 지내다 불현듯 어떤 것에 마음이 가면, 그때부터 일상에 밀도가 생긴다. 납작했던 하루가 포동포동 말랑말랑 입체감을 띤다. -p32 어디선가 희미하게 다가오는 여름 향기를 느끼며 편의점 가는 길은 그해 첫 여름 산책이다. 그날의 모든 일정을 마치고 집으로 가는 길 중간에 편의점으로 휘익 방향을 트는 일 역시, 상상만으로도 얼굴에 미소가 번지는 그해 첫 여름 나들이다. 여름이 좋은 이유 중 하나는 그 발걸음이 좋아서다. 그 발검음 끝에 시원한 맥주가 있어서다. -p36 사실 나는 싫어하는 것도, 좋아하는 것도 별로 없다.그래서 평소 무언가에 대해 ‘좋아 죽겠다’고 표현하는 사람들을 보면 마냥 신기하고,.. 2024. 9. 28. [책] 홍학의 자리 - 정해연 (스포X) 스포 없습니다다른 사람에게 인정받는 것은 기분 좋은 일이다. 그러나 그것이 나를 잃어가는 과정으로 변질되었을 때 어떤 불행한 사태가 일어나는지 우리는 많은 일을 통해 배웠다. 부모에게 인정받으려 애쓰던 자녀가 부모를 살해하고, 자신을 무시한다며 이웃 주민에게 폭행을 서슴지 않는다. 당신은 누구에게 인정받고자 하는가. 그 인정에 중독되어가고 있지는 않은가. 홍학의 자리 - 정해연 뭘 말해도 스포가 될 것 같아••인용문단은 작가의 말을 가져왔다.책의 후기를 보면 앉은 자리에서 다 읽어버린다는 이야기가 많은데 진짜 그런 책이다.내가 집에서까지 책을 읽게 하다니..!추리수사물 드라마 섭렵자로서 다 읽고 나서 보면 말이 안 되는 부분이 살짝 있지만 오로지 스토리 중심의 소설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속도.. 2024. 9. 26. [책] EBS 다큐프라임 자본주의 - EBS편집부 사람들이 뭔가를 소유하게 되면 즉각적으로 그것의 가치를 높이려고 한다는 것을 말해준다. 바로 인간의 뇌가 가지고 있는 편향이다. 그런데 슬픔이라는 감정은 이러한 ‘소유 효과’와 정반대의 효과를 가져온다. 이렇듯 남에게 배척당할 수도 있다는 불안감, 그것에서 벗어나 어떻게 해서든 소속감을 가지고 싶다는 것이 소비의 동기가 되고, 자신이 필요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소비할 수밖에 없는 과소비 상태로 이어질 수 있는 것이다.하이에크의 주요 이론은 인간이 이성적인 존재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인간의 행동은 불완전한 지식에 기초합니다. 가장 똑똑한 인간도 자기가 속한 사회의 한 부분일 뿐 상대적으로 무지합니다.돈이 부족해지는 디플레이션이 언젠가는 오게 되어 있기 때문에, 결국 자본주의 체제에서 ‘이자가 없다’.. 2024. 9. 25. [책] GV 빌런 고태경 “촬영은 촬영감독이 하고, 연기는 배우가 하고, 감독은 선택하는 사람이야. 그런데 선택에는 정답도 없고. 그래서 어렵지.”“인생처럼요?”박교수가 고개를 끄덕였다.“그 수많은 사람들이 왜 감독의 말을 듣겠어. 남들보다 잘 선택해야 돼. 선택의 프로가 되어야 해.”내 얼굴 한쪽에 그림자를 드리우던 그날의 햇살이 추운 날씨에도 따스한 기억으로 남아있다. 나는 그 와중에도 촬영하기 참 좋은 볕이라고 생각했다.“인생을 잘 살면 영화도 잘 만들 수 있을까요? 잘 산다는 게 어떤걸까요?”“계속 고민해야지.”선문답같은 대화가 이어졌고, 선택의 프로가 되어야 한다는 말이 인상에 남았다. 그런 식으로는 생각해보지 않았다.“ 잘 살아야겠네요, 그럼.”“그럼.”-p34삶에서도 확신을 가지고 오케이를 외친 순간들이 드물게 있.. 2024. 9. 24. [책] 개발자가 영어도 잘해야 하나요? - 최희철 좋은 기회로 길벗출판사 24차 개발자 리뷰어로 선정되어 책을 제공받은 후 작성한 후기입니다 :) 제공받은 책이라는 사실이 아니어도 너무 추천드리는 책이에요!! 이 책은 LG CNS 에서 일하다가 외국계 회사로 이직하신 최희철님이 저자입니다. 현재 곰씨네IT 블로그도 운영중이라고 하네요! https://gomcine.tistory.com/ 곰씨네 IT 블로그IT, 컴퓨터, 소프트웨어 개발, 프로그램 설치 및 사용법 공유gomcine.tistory.com 개발자에게 영어는 필수입니다 라는 문장으로 책이 시작됩니다. 영어가 중요하다는 말은 거의 태어나면서 부터 계속해서 들어왔지만 너무 익숙해진 나머지 그저 배경음으로 흘려듣곤 했었습니다. 사실 한국에서 살아가는 데 있어서는 그간 필수적으로 주입된 영어들로도 충.. 2024. 5. 11. Cos pro 2급 (python) 합격 회사에서 자격증따면 돈 준다길래 일단 가장 빠른거 바로 접수 금방 없어질 것 같아서 후다닥 2급은 원래 없었는데 올해 생겼다 ???: 자격증 만점받는 사람이 제일 바보 .....응... Cos pro 시험에는 1/2/3급이 있다. 시험은 한달에 한번정도 있고 YBM학원에서 시행한다. 민간 자격증이라 은근 비쌈다 풀면 먼저 나와도 됨!! 난 한 20분 경과 후 나왔던듯 그래서 약속에 너무 일찍 가버린•• [공부] 나는 원래 python을 쓸 줄 알아서 따로 공부는 안 했다. 2급은 쉽다고 들어서..(?) 소문대로 기본적인 문법만 알면 풀 수 있는 정도였다. (1급 해보려다가 은근 어렵길래 일단 맛보자 하고 2급으로 틀었음••ㅎㅎ) 알고리즘, 자료구조 전혀 몰라도 가능!! 근데 다만 다른 코테와 양식이 조금.. 2024. 3. 11. [책] 믿음에 대하여 -박상영 괜찮았다. 이 시기를 버티고 나면 더 나은 삶이 펼쳐지게 될 거라는 희망이 있었으니까. 하나 누구나 예상 가능하고 공감할 수 있는 수준의 통증을 딱 그만큼만 전시하는 것이 이곳에서는 유효한 전략인 것 같았다. 모두가 남선배와 함께 눈물을 흘려주고는 했으니까. 나 역시 이제는 사회생활 9단이 다 돼 좀체 타인에게 내 감정을 내어주지 않는 법을 배우게 되었다. 그러나 이 자리까지 오면서 나도 모르게 누구에게도 공감받을 수 없을 종류의 눈물이 차오르는 날도 있었다. 나는 내 눈물의 방향을 정할 수 없어 가끔은 화가 났고 대개는 고독했다. 진리가 원래 그런 거 아닐까? 더러는 점 같고, 혹은 사이비 같고. 곱씹다보면 얼추 맞는 것 같기고 한 그런 거 모든 말에는 힘이 있다. 특히나 어떤 말은 주술에 가까울 만큼.. 2024. 1. 31. [책] 칼의 노래 -김훈 칼로 적을 겨눌 때, 칼은 칼날을 비켜선 모든 공간을 동시에 겨눈다. 칼은 겨누지 않은 곳을 겨누고, 겨누는 곳을 겨누지 않는다. 칼로 찰나를 겨눌 때 칼은 칼날에 닿지 않은, 닥쳐올 모든 찰나들을 겨눈다. 적 또한 그러하다. 칼은 죽음을 내어주면서 죽음을 받아낸다. 생사의 쓰레기는 땅 위로 널리고, 칼에는 존망의 찌꺼기가 묻지 않는다.(P176) 끼니때는 어김없이 돌아왔다. 지나간 모든 끼니는 닥쳐올 단 한 끼니 앞에서 무효였다. 먹은 끼니나 먹지 못한 끼니나, 지나간 끼니는 닥쳐올 끼니를 해결할 수 없었다. 끼니는 시간과도 같았다. 무수한 끼니들이 대열을 지어 다가오고 있었지만, 지나간 모든 끼니들은 단절되어 있었다. 굶더라도, 다가오는 끼니를 피할수는 없었다. 끼니는 파도처럼 정확하고 쉴새없이 밀어.. 2024. 1. 31. [책] 저만치 혼자서 -김훈 나은희의 편지를 읽고 나서 나의 생애 속에서 흩어진 시간들이 이어지는 것을 느꼈다. 나는 한동안 소파에 멍하니 앉아 있었다. 창밖에 내리는 눈이 바람에 몰려갔다. 기억들이 눈보라에 휩쓸리면서 물러가고 다가왔다. 사랑이라는 말은 이제 낯설고 거북해서 발음이 되어지지 않는다. 감정은 세월의 풍화를 견디지 못하고 세월은 다시 세월을 풍화시켜간다. 그렇기는 하더라도 그때 내 마음속에 자리잡은 나은희의 온도를 사랑이라고 말해도 무방하다. 죽은자는 죽었기 때문에 죽음을 모르고 산 자는 죽지 않았기 때문에 죽음을 모른다. 빈소에서 노닥거릴 때, 인간은 무엇을 아는가? 라는 의문이 떠오르면 난감하다. 죽지 않은 사람들은 이웃집에 마실가듯이 죽은 사람의 빈소에 모인다. 저만치 혼자서 - 김훈 "사랑이라는 말은 이제 낯설.. 2024. 1. 16. 이전 1 2 3 4 다음 728x90 반응형